Monday, September 29, 2008

나를 바라보다.

가만히 그리고 조용히 앉아있으려는 내 맘이 일었다. 그리고 내 몸은 그렇게 두개의 방석을 포개고 그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참 앉기전에 조용히 전기불을 껐다. 조용히 앉아서 아무생각 없이 단전을 생각하면 그저 앉아 있었다. 어깨에 힘을 들어간것 같아 힘을 빼본다. 그리고 단전에 의식을 집중해 본다.

막연한 느낌이다. 어디가 단전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내 몸에 들어온 숨이 멈추는 그곳을 관하고 있었다. 귀가 간지러워지기 시작한다. 등이 쑤셔오기 시작한다.
십일분이 지난 그때 난 조용히 오늘의 나를 보는 일을 그만두고 잠을 청하러 간다.

나를 본다는 말이 이상하다. 아마 나를 느낀다. 아니 나를 물끄러미 느낀다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호흡에 욕심이 없다. 조금 들여마시고 그 들여마신 숨의 끝자락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내 몸은 숨을 내쉬고 있고 그리고 약간의 정적이 흐른다. 들여 마실 때보다 내쉬고 난 뒤에 오는 빈 공백때의 내 몸과 맘이 더 편한 것같다.

한 두어번 위배에서 아랫배로 흐르는 따스한 기운을 느낀다. 고작 십일분 하는 동안 한두번 느낀 따스함을 기라고 말할 수 없다. 차라리 그냥 페에서 뜨거운 것이 아주 조금 배꼽쪽으로 내려오려다 사라지는 느낌이다. 옛날같으면 단전에 모인다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했었을 것이지만 지금은 그냥 관한다.

그리고 옛글에 눈을 반개하라고 그러는데 눈을 반개만하고 있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 나를 관하고 있다보니 숨을 들이쉴때 눈을 자연스럽게 그 동작에 맞추면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기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반대로 숨을 내 쉴 때는 눈이 반쯤 열려지는 것이 아닌가.

뭘 원해서 시작한 단전호흡이 아니다. 그저 가만히 조용히 뭔가를 바라보고 싶어서이다. 언젠가 가만히 앉아서 석양을 바라보던 때를 기억한다.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는데 나를 잊었고 석양도 잊었었다. 그리고 지금 난 그때의 그맛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